나는 유기농을 먹고 있긴 한것 같다. 시골 할머니가 논을 빌려주고, 삯으로 받은 쌀을 주셨다. 식구도 많으신데, 손주한테 줄쌀 까지 생각하시는것이 조금은 죄송스럽고, 고마웠다. 일년에 한두번 뵙기도 어려울만큼 바쁜일상을 보내고 있는 손주는 그저 죄송스럽다. 그리고 막상 전화를 자주드릴려고 해도, 그다지 살갑지 못한 말주변이라, 전화를 걸려다 포기하곤 한다. 가끔 고향에 내려가면, 외할머니로 부터 받은 커다란 쌀주머니를 엄마는 덜썩 안겨주신다. 그 쌀은 먹을때마다 조금씩 돌맹이가 나와서 가끔은 까드득 하는 소리에 놀라기도하고 이빨이 깨졌나 하는 걱정스러움도 있지만, 변기에 돌이섞인 밥 한숟가락과 반찬을 뱉을 때마다, 너무 아깝다고생각이들었다. 밥은 대부분 장모님이나, 와이프가 짓게 되는데, 오랜만에 와이프가 딸과 함께 처가에 가는 바람에 밥할 기회가 생겼다. 얼마나 돌이 많이 나올까 궁금하기도 한참에, 쌀을 씻기 위해 옮겨 담으면서 침침해진 두눈을 부릅뜨고, 돌맹이들이 있는지 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깨어진 돌맹이들이 작은 못난이 쌀알들과 섞여 있어 분간이 되지 않을 정도로 숨어 있었다. 뽑아낸 녀석들도 만져만 봐서는 사실 구분이 잘되지 않고, 철냄비에 던져보면 꽤나 날카로운 소리를 낼 때 돌임을 알게되고, 이빨로 깨물어 보면 더더욱 확인 사살 할 수 있다.
그런데 볍씨를 골라 내다 보니 이게 왠걸,,, 꼬물 거리는 놈이 있지 않은가. 자 숨은 그림 찾기를 해보자, 아직 마흔이 넘지 않았다면 금세 찾아 낼 수 있을 것이다.
꼬물 거리는 이녀석은 죽음을 면치 못하겠지만 도정후에 따로 화학 공정을 하지 않은 정말 시골 그대로의 쌀이라는것을 알 수 있다.